이렇게 작은 생명체였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덧 우리 똑똑이는 150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육아를 시작한 이 때 정말 힘들었구나-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육아에 무지해서 힘들었던 그 때. 매일매일 육아일기를 써야지! 하고 태어나기 전부터 다짐을 했지만 한 순간에 무너졌던 시기이기도 하다. 아기를 낳는 일보다 키우는 일이 훠~~얼씬 더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가족 중 아무나 제발 퇴근하고 와라 하고 퇴근 시간만 돌아오길 바라던 때였다.
똑똑이가 태어난지 15일째에 조리원에서 퇴원을 했고, 바로 친정으로 가지 않고, 하룻밤 우리집에서 자면서 짐을 싸서 다음날 친정에 갔다. 그렇게 우리 똑똑이는 태어난지 16일째부터 38일까지 3주가 넘게 외갓집에서 생활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친정에 더 있고 싶었지만 남편도 불편할 것 같고, 친정에서 몸조리를 하는 명목이었지만 엄마, 아빠 모두 일을 하시기 때문에 정작 아침과 저녁 때 빼고는 나 혼자 똑똑이를 보는 거라 남편이 일찍 퇴근하고 오면 우리 집에서 있는 편이 편할 거라는 생각에 더 있지 않았고, 한달정도 되니 몸 상태가 좀 나아지는 것이 느껴져서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아무튼, 조리원에서의 생활이 그나마 좋았던 때였다는 것을 느낀 친정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조리원에서는 거의 나 혼자 쉬거나 잠깐만 똑똑이를 돌보고 수유콜이 오면 수유하고 오면 되는 일이었다. 아침마다 똑똑이 목욕도 시켜주시고 삼시세끼, 간식 두번 꼬박꼬박 제 시간에 나오니 나는 수유하는 일과 몸조리에만 신경을 쓰면 되었는데 독박육아라니!
퇴원하면서 겁이 많이 났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친정을 들어갈 것이라 아이 돌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우리 똑똑이는 순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땐 무슨 근거로....-_-;;) 작디 작은 아이를 안고 친정에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들어간 이후 난 친정에 있는 내내 힘들고 또 힘든 지친 생활의 연속을 맛봐야 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처음 4일 동안은 육아일기를 단 한 줄도 쓰지 못한 빈 칸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기억나는 일도 하나도 없고 그나마 사진 몇 장으로 그 때의 똑똑이를 추억하고 있다.....
똑똑이 D+17
육아로 인해 힘들어도 자고 있을 땐 천사같아서 저절로 사진을 찍게 만든다.
잠들었다 금방 깨기를 무한반복해서 24시간 육아를 했던 시절.
이렇게 작은 생명체였다니 몇 개월 전인데 새롭다.
자리가 바뀌었지만 별 탈 없을 수 있었던 건, 아마 우리 엄마가 잘 봐주셔서 그런건 아닐까?
엄마가 매일 저녁 똑똑이 목욕을 시켜주셨다.
나는 손목 나갈까봐 당연히 시도도 하지 않았고, 남편도 익숙치 않아서 보고 배우는 중.
똑똑이는 신통하게도 물이 좋은지 목욕할 때는 정말 순했다.
자는 똑똑이를 안고 머리를 감겨도 눈 한번 뜨지 않던 시절^^
목욕 하는 내내 물 속에서 좋은지 표정이 편안해 보였는데,
역시나 목욕 직후 세상모르고 잔다..;;
엄마도 신통하다면서 목욕할 때 대부분 아가가 우는데 그러지 않는다고 신기해 하셨다.
까꿍! 눈을 반짝 뜬다.
그 모습이 마냥 예뻐서 어쩔줄 모르는 똑똑이 외할머니ㅎㅎㅎ
눈감고 뜨는 것도 신기하단다.
D+18 (18일째 사진은 없다..ㅜㅜ)
태어난지 18일째 사진은 없지만 그 날 어린 똑똑이를 데리고 외출을 했다. 남동생이 산부인과까지 태워다 줬었는데 황달재검사를 위해서였다. 조리원에서 처음 황달기가 있어서 치료를 내내 받았었는데 좋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재검을 하러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바로 끝나는 일이라 재검사 결과는 나중에 통보 받기로 하고 외출한 김에 소아과에 가서 BCG 예방접종을 했다. BCG예방접종은 생후 한달 이내에만 하면 되서 보통 4주째쯤 하는데 똑똑이는 그냥 이날 했다. 굉장히 빠른 시기에 주사를 맞은 거지만 의사선생님이 상관없다고 하셔서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했다. 원래 피내용을 맞고 싶었지만 보건소에 피내용이 없는 시기여서 그냥 소아과에서 경피용을 맞았다.
피내용이 용량도 정확하고 자국도 남지 않는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똑똑이는 예방접종 맞고 한참을 울었다-ㅎㅎ
D+19 첫째이모 방문
입을 오물오물~
엄마, 아빠 닮아 까만 피부, 새까만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 똑똑이.
발이 어찌나 작은지!
첫째 이모와 친척 동생이 놀러와서 똑똑이를 보고 갔다.
친척 동생은 처음으로 생긴 조카가 신기한지 눈을 떼지 못했다.
D+20
조리원때부터 느낀 거지만 표정이 참 다양하다.
모든 아가들이 그런건지 얼굴 근육을 다채롭게 쓴다.ㅎㅎ
베냇저고리가 커서 헐렁헐렁한걸 꽁꽁 싸매줬던 시절.
5월 말이라 그나마 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모유수유 하고 나서 트름을 시켰어도 먹은 것의 반은 게워냈던 시절.
힘들게 수유했는데 트름하면서 도로 뱉어내면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수유텀도 짧은 때라 괜히 트름을 시켜주던 가족에게 짜증을 부리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심신이 힘들었던만큼 우리 가족이 나에게 많이 맞춰줬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엄마, 아빠가 있는 친정이 가까워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감사했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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