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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막염으로 고생하던 준이가 거의 일주일만에 다 나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안과에 가서 눈을 확인했는데, 깨끗해서 이제 어린이집도 다닐 수 있다고..
그렇게 좋은 소식을 들으러 가기 전 대참사가 있었다.
점심을 먹으며 부엌 의자에 앉아있는 나에게 다가온 준이가 중심을 살짝 잃었는지 넘어지면서 의자 원목 부분에 이를 찧은 것이다. 이를 찧고 뒤로 벌러덩 넘어졌는데, 뒤로 넘어진 충격보다 의자에 이를 찧은 것이 너무 아플 것 같아 바로 안아주었지만 쉽게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나도 너무 겁이나서 혹시나 이가 잘 못 되지않았나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는데, 슬쩍 보니 입에서 피가 막 나서 정말 깜짝 놀랐다. 내 옷에도 피가 묻어있고, 입 안에선 계속 피가 나오고... 너무 속상해 나도 울고 싶은 맘이었고, 침착해야 하는데 침착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준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꽃도 보여주고, 바깥바람을 쐬게 해 주니 울음을 그쳤는데, 집 안으로 들어오면 또 울고 해서 몇 번 반복적으로 데리고 나갔다 들어왔다 했다.
 
울음을 그치고 나서 들여다보니 잇몸이 빨갛게 되어 있는 것이 보였고,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피가 그쳐서 안도를 했던 것 같다. 그치만, 나중에 분유를 먹이려고 눕혀놓고 보니 치아 안쪽의 잇몸까지 붉은색이 아닌가.. 후우.. 2차 당황으로 속상함이 물밀듯 밀려오고.. 애는 평소보다 많이 먹지도 않아서 더 몸이 달았다.
바깥부분의 잇몸은 시간이 좀 지나니 붉은 색이 옅어지긴 했지만, 안쪽의 붉은색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잠자기 직전까지 확인했지만 색상의 변화나 부위의 변화도 없는 듯 했다.
안과 다니는걸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치과를 시작해야 하나... 이 위치에 변화를 주려나,. 아니면 뿌리가 약해졌을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속상한 마음과 복잡한 생각을 접어두려고 해도 맘처럼 되지 않고 자꾸 한숨이 나온다. 아이 하나 키우며 참 많은 걸 겪고 있지만, 이렇게 애가 아픈 일에서만큼은 정말 내 멘탈이 한없이 형편없어지는 걸 경험하고 있다. 이런 내가 아닌데- 강단있고,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인데, 정말 아이 앞에서만큼은 그렇게 주관적이고, 감성적일 수가 없는거다... 하아... 내일 치과를 또 가 봐야 하는데, 이상 없길... 그냥 차차 나아서 아물거라는 얘길 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엄마가 정말 미안해 준아..

 


 

 

아침만해도 잘 자고 일어나서 퉁퉁 부은 얼굴로 나를 맞이해줬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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