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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오랜만에 점심 약속을 잡았어요.

어딜 가 볼까 했는데, 세 가족 중 어린 아기가 있는 집이 두 집이나 되어서 룸형식으로 되어있는 한정식집을 찾게 되었죠. 다행히 가까운 곳에 분위기도 괜찮은 상춘고택이라는 한정식 집을 알게 되어서 예약을 하고 주말에 갔답니다.

상춘고택은 예약제여서 예약을 하지 않고 가면 안되고 꼭 예약을 해야 한대요.

그래서 저희도 예약을 미리 인원수대로 해 놨고, 음식도 주문을 해 두었죠.

코스 메뉴로 28,000원짜리를 6인분 주문해 두어서 가자마자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룸은 예약이 금방 다 차니까 미리미리 예약해두면 좋을 듯 해요.

 

 

소로리 볍씨마을의 상춘고택.

 

 

상춘고택 바로 앞 주차장엔 차를 몇 대 못 대서 좀 떨어진 공터에 주차장을 마련해 두었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안전하게 좀 먼 주차장에 주차를 해 두고 길을 따라 갔답니다.

음식점이 주변에 엄청 아무것도 없는 곳에 위치해 있어요.

논밭이 펼쳐진 곳이랄까?

그래서 가까운데도 한 번을 안 가봤어요.

 

가격이 비싸기도 하구요;;

 

이런 분위기 좋은 한옥 음식점에 마당엔 쉴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있었어요.

 

 

이 의자들 앞에는 마치 공연을 할 수도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더라구요.

 

저희는 원래 룸 예약이 안 되었었는데, 한 팀이 취소하는 덕에 운 좋게 룸으로 바꿀 수 있었어요.

 

 

 

 

놋그릇인가? 저게 엄청 무겁더라구요.

처음 나온건 입맛을 돌게 하는 타락죽.

고소하니 다른 것이 첨가되지 않았는지 엄청 담백하고 맛있더라구요.

어린 아가도 먹을 수 있는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타락죽.

 

 

다음으로 나온 샐러드예요.

싱싱한 야채를 써서 그런지 역시 씹는 맛도 좋고, 맛있더라구요.

특히 소스가 맛있었어요!!

 

그리고 나서 잡채가 나왔구요.

그릇이 엄청 예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음식이 줄지어서 나왔는데, 먹는데 정신이 없어서 사진은 이미 뒷전;;ㅋㅋ

먹으면서 애 보면서 얘기하려니 정신이 없더라구요ㅜㅜ

 

 

 

이건 데코도 예뻤는데, 다 먹고나서야 사진을 찍었네요ㅋㅋ

 

 

이게 아마 가지튀김 탕수육?

 

이것도 완전 별미였어요.

 

 

 

육전은 언제 먹어도 맛있죠!

 

 

숯불향이 은근한 돼지고기예요.

 

대부분은 제 취향에 맞는 음식이 나왔으니 누가 먹어도 맛있을 메뉴들이예요.

분위기가 좋아서 가족단위로 많이 오시는 것 같고, 룸은 미리 예약해서 상견례 자리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한정식을 운영하면서 좀 더 비싼 메뉴로 상견례에도 많은 손님이 오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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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준이는 생후 578일, 18개월 29일이 되었다.

지난주 목요일에 드디어 이모! 소리를 하길래 엄청 감격해서 뜬금없지만 준이의 언어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뜻을 명확하게 알고 정확한 발음으로 구사하는 단어가 몇 개 되지 않지만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정리해 본다.

 


준이가 말 할 줄 아는 언어 (의성어, 의태어 포함)

아빠, 엄마, 맘마, 까까, 어부바, 멍멍, 야옹, 음메, 꿀꿀, 꽁(콩), 밥, 빵, 빼, 짹짹, 꿱꿱, 이모


 

특히 지난 주 목요일 (19.12.05)에 영상통화를 하면서 평소처럼 이모 해봐, 이모 했는데, 갑자기 이모! 하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대견하던지. 그 동안 수 없이 이모해봐, 할머니 해봐 등등 많은 단어를 가르쳤는데도 입도 뻥끗 안했는데, 이모 소리를 한 번 하고 나니 쉬운지 이모를 볼 때마다 이모! 이모 한다. 이모는 또 그렇게 불러준게 심쿵이라 아주 어쩔줄을 몰라하는데 내가 더 기뻤다.  

 

준이는 또래에 비해 체구가 외소하고 몸무게, 머리 둘레도 역시 좀 적게 나가는 편이다. 태어날 때는 정상 몸무게였지만, 체질인지 먹는 것을 많이 먹지 않기도 하고, 살이 찌지 않아서 작년에는 되게 걱정도 하고 어떻게 하면 더 먹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냥 이 아이의 기질이 그런가보다 하고 건강하게만 자라면 된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먹고 싶을 때 원하는 만큼 먹이고 있고, 외부의 음식에 현혹되지 않고 내가 정한 기준의 건강한 음식을 먹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어린이집에서 좀 간을 해서 먹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준이는 걸음을 뗀 것도 15개월이 되어서야 한 걸음을 처음으로 내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걸음을 떼자마자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했고, 못 가는 곳이 없었으며 한걸음 내딛는게 어려웠지 정말 며칠 안 있다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짜 아이는 하루하루 성장한다는 걸 그때서야 눈으로 확인한 느낌이 들었다. 걸음을 떼고 나서부터는 신기하게 말귀도 다 알아듣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저귀를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고, 양말이나 신발을 가지고 오는 등의 심부름도 척척 해내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기억을 하는 듯 했다. 그렇게 커 가는 모습을 보면서 돌 전까지의 힘들었던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행복한 기분이 넘쳐 흐르는 요즘이다.

 

요즘은 몇 번 들은 단어를 비슷하게 흉내내듯 따라 말하기를 곧잘 하는데, 드디어 입이 트이나? 하는 생각에 열심히 대화하고 있다. 머릿속에서 생각이 쑥쑥 자라는 18-19개월 아기라 열심히 언어 자극을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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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떻게 글을 남겨야 좋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주제다.

준이를 낳고 이제 19개월이 되어간다.

사실 임신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2년정도의 시간이 나에게(모든 임산부들이 그러하듯) 정말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출산 직후에는 둘째는 없다며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세상에 인간은 정말 망각의 동물인지, 준이의 예쁜 모습이 늘어날 때마다 내 힘든 그 시기의 기억들이 서서히 사라지는거다. 그러다 결국 둘째는 꼭 있어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되었는데, 문제는 그렇게 다짐을 하고 임신을 계획한 때부터 지금까지 둘째 소식이 없다는거...

준이를 쉽게 가진 탓에 나는 아이가 그냥 맘만 먹으면 생길 줄 알았다. 그래서 임신을 계획한게 거의 준이 돌 지나고 13개월부터니까 6월쯤부터 엽산을 먹으며 몸을 나름 만든다고 만들기 시작했고, 8월부터 아이를 가지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는데, 왠걸;.. 안생긴다.. 둘째가.. 지금이 12월이니까 5개월이 되어간다.

첫째가 쉽다고 해서 둘째도 쉽다고 착각했나보다. 그래서 임신 준비를 한 8월부터 항상 마음을 졸이며 한달한달을 보냈고, 임테기나 배테기를 안 써야지 생각했던 처음의 마음과는 다르게, 나도 모르게 배테기로 배란일을 체크하며 날짜를 세게 되었다. 아이는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질 때 생긴다는데, 이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한번 느끼는 순간이다.

 

특히나 지난 달은 홍양이 늦게 찾아와서 괜한 기대를 엄청 하게 만들었는데, 그도 그런게 홍양이 40일간 찾아오지 않은거다.

준이를 낳고 나서 8개월간 홍양 소식이 없다가 처음 본 이후로 신기하게 날짜가 일정해졌다. 그전까지는 나는 굉장히 불규칙한 생리일을 가지고 있어서 짐작도 하지 못했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일정해져서 엄청 신기했었다. 암튼, 그래서 배란일을 보다 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달에는 매달 하던 날짜에 시작을 하지 않아 좀 기대아닌 기대를 했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임테기도 사용했는데, 임테기는 완전 단호박이라 착상이 늦나? 아니면 배란일이 그때가 아닌가? 별별 생각을 다 했지만 결국 12월 초 홍양이 오셨다.. 이 날의 허무함이란....ㅠㅠ

임테기는 11월 24, 26, 29, 30일 총 네번 사용했는데,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홍양이 늦게 찾아왔으니 내가 생각했던 배란일은 사실 배란일이 아닌 것이라는게 좀 허무하기는 했다.

내가 생각한 배란일은 11월 12일.

그래서 임테기를 배란일 12일이라 생각하고 배란일+12일째, +14일째(2주)에 했던거였는데, 다 음성이 나와서 착상이 좀 늦나 생각했던거다. 그래서 다시 임테기를 해본 날짜가 배란일+17일째, +18일째에 다시 해봤지만 음성. 결국 임신이 아니었고, 12월 초 홍양이 오신것.

 

내년에는 낳고 싶은 바람으로 준비를 했는데, 계속 계획이 늦춰지니 사람마음이 초조해지는 것이 있는데, 그럴수록 좀 더 릴렉스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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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즐겨가는 음식점 중 한 곳인 풍차 두루치기.

맛있기도 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곳이라는 생각에 오창에서 약속 모임 장소로도, 남편과 함께도 자주 가게되는 음식점이예요. 여길 자주 가는 이유는 세트메뉴에 두루치기 뿐만이 아니라 찌개가 같이 나오기 때문!

나이가 들었나.. 밥 먹을 때 꼭 국물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닌데, 왠지 고기를 먹으면서는 찌개나 국을 같이 먹으면 더 좋더라구요;;ㅎㅎ

풍차 두루치기의 장점 하나, 두루치기와 찌개가 같이 나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점

둘, 밥을 밥솥에서 따로따로 지어서 세트 메뉴 수 대로 밥솥째 나온다는 점 (각자 그릇에 먹고싶은만큼 퍼 담아 먹을 수 있어 좋아요)

셋,  신선한 쌈채소! 쌈채소가 신선식품 판매대 같이 냉장보관 되어있고, 거기서 원하는 쌈채소를 종류별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답니다.

 

오창 풍차두루치기

 

남편과 둘이서 갔을 때예요. 세트 메뉴로 돈두루치기와 된장찌개를 주문했어요.

 

풍차 두루치기 가격표 & 메뉴

 

풍차 두루치기 가격 및 메뉴표예요.

찌개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각각 2인분, 3인분 세트가 있어서 많은 인원이 갔을 때는 메뉴를 각각 따로 2인, 3인씩 다른 것으로 주문할 수 있으니 다양하게 음식을 맛볼 수 있답니다.

돈두루치기도 그리 맵지 않아서 저희는 돈두루치기를 먹었지요. 간장돼지불고기도 맛있어요!

 

 

밑반찬이 이렇게 나오고, 쌈장과 마늘, 쌈채소는 셀프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어요.

 

풍차두루치기 2인세트

 

풍차두루치기 2인 세트가 나왔어요. 돈두루치기와 된장찌개!

 

 

숯불과 파향이 나는 돈두루치기

 

쌈싸서 밥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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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동탄 신도시로 이사를 가서 놀러간 동탄!

요즘은 KTX뿐만 아니라 SRT도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예약만 하고 역에 가서 커피 한잔 하다 SRT 타고 30분만 가면 동탄이예요 :)

 

난 동탄 신도시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친구가 차로 동탄역까지 데리러 나와줬어요

친구가 살고 있는 집도 구경하고 이런저런 얘길 하다보니 벌써 저녁먹을 시간!

 

나가서 먹자고 하고 근처 곱창집으로 갔지요.

주변 음식점에 비해 사람이 많았던 황소곱창!

 

곱창이 땡긴다는 친구말에 가까운 황소곱창으로 들어갔어요.

동탄 황소곱창

 

대문짝만하게 쓰인 상호명-ㅋㅋ

 

 

저희가 시킨건 모듬공창이랍니다.

갖가지 종류의 곱과 고기들이 지글지글~ 군침이 도는 소리^^

 

 

양파와 대파, 김치도 같이 올려주셨어요.

 

 

 

원형 테이블로 의자에 앉아 먹는 곳이었는데, 저희는 세명이라 딱 좋더라구요.

맥주도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행복해!

 

한상 차림은 저렇게 반찬과 선지국!~

곱이 익는 동안 반찬과 선지국을 먹어봤는데, 선지국이 맛있더라구요

 

 

 

곱이 다 익어갈즈음 부추와 콩나물무침을 같이 익혀주었어요. 맛있게 먹기위해서~!ㅋㅋ

부추는 아저씨가 올려주셨는데 같이 쌈싸먹으니 정말 맛있더라구요!!

 

 

사진 몇 개 찍어놓고나서 먹느라 그 이후엔 사진이 없네요;;ㅋㅋ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회포풀기 좋았던 동탄 곱창집 황소곱창!~

 

그냥 양념을 찍어먹어도 맛있고, 쌈싸서 먹어도 맛있는 곳이었답니다.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저녁엔 사람이 많더라구요.

 

저녁에 미리 예약하고 가도 좋을 듯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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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2 (월) 추운 겨울 날씨+눈

준이 태어난지 571일 (18개월 22일)

 

지독한 감기인지 코막힘이 심한 하루다.

날씨가 추운건 추운건데 왜 이렇게 코로 숨을 못 쉴 정도로 코가 막히지?

아무리 건조하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코막힘과 으슬으슬, 머리아픔이 동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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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1 (일) 3℃/7℃ 비  준이 태어난지 18개월 21일

주말에 1박 2일로 모임이 있었다.

세 부부 모임이고, 한 집에는 준이와 생년월일이 딱 2주 차이 나는 동갑 여자아기가 있는 집이라 더욱 공감대 형성이 되는 모임이기도 하다. 거의 2달에 한번씩 만나는데, 만날 때마다 할 얘기가 넘쳐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잘 놀아주어 만남이 기다려지는 모임이다. 세커플, 6명이 모두 동갑이라는 점이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준 이유이기도 하고, 남편 고등학교 친한 친구들이어서 그 전에도 가깝게 지내서 스스럼 없이 모임이 결성되었다는 것도 우리가 이렇게 곗돈까지 넣어가면서 모이게 된 이유이기도하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1박2일은 신혼부부인 친구부부집에서 놀았는데, 아무래도 아이가 없는 집이라 짐을 다 들고 가서 짐이 많긴 했지만, 준이도 친구네 아이도 잘 놀아주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는 늘 재미있고 스스럼없다. 내 행동이 껄끄럽지 않고, 어떤 주제로도 웃고 떠들 수 있으며, 육아얘기, 사는 얘기, 일 얘기 무엇이든 경청해 줄 친구들이기에 만나고 난 후에도 너무나도 마음이 좋다. 대신 할 얘기가 많아 새벽까지 웃고 떠드는 통에 다음날 다들 피곤해하고 그 여파가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만날때마다 괜히 고생하지 말라며 음식하는 것 보다는 시켜먹자는 위주라 더욱 편하고, 어른이 많아서 아이 보기도 수월한 면이 있다. 다들 성격이 비슷하고 사는 것도 비슷해 공감대 형성이 잘 되는 친구들이라 만남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주기적으로 여행을 가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 아닐까?

대신 준이와 친구인 여자아이는 굉장히 눈치가 빠르고 약아서 준이가 뭘 가지고 놀고 있으면 옆에 와서 관심을 보이다가 본인이 가져가서 놀고, 먹는 것도 먼저 가져가는 경향이 있어서 준이가 빼앗기는 상황이 여러번 발생했었다. 아직 어린아이라 잘 모르겠지 하고 넘겼는데, 준이 나름대로는 계속 한 공간에 같이 있으면서 은근 스트레스였나보다. 집에 가자고 했더니 엄청 좋아하면서 윗옷을 입고 양말을 신겼는데, 좀 더 있다 갈까 하는 마음에 '좀 더 있다 갈까?' 하며 내가 입고 있던 패딩을 벗으니 막 울면서 주저앉는다... 안 되겠다 싶어 바로 챙겨입고 차타고 집으로 왔는데, 집에 다 와서 주차장에서부터 신나서 집에 들어가더니 집에 들어가자마자 엄청 신나서 놀더라,.. 그 모습을 보고 아, 저 조그만 아이도 분위기를 다 알고 느끼는구나, 보이지 않았지만 스트레스를 받았었구나.. 하는 생각에 좀 놀았다. 그리고 좀 마음이 속상했다. 저 아이의 기질이 그렇구나.. 알고 있었지만,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다 생각하니 아이가 받을 스트레스와 상처가 와 닿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닮는다고 하는데, 우리 준이 이전에 우리가 예전에 저랬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낯을 많이 가렸고, 발표하는 것도 손드는 것도 부끄러워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본 적도 없는 나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기질이 준이의 기질이겠구나 한다. 이제 준이의 앞으로의 성격은 나의 태도와 행동에 의해 결정되겠지. 나도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충분히 변할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준이도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좋은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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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9 (금) -1℃/8℃ 준이 태어난지 568일째,

친정엄마가 오늘부로 은퇴를 하신다.

한달만 더, 한달만 더 하시길래 12월까지는 일을 하실 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정리하신다고 하니 내가 더 시원섭섭한 마음이 자꾸 든다. 우리 세 남매를 키우느라 시부모님 모시느라 20대에는 당연히 살림을 하는 건줄로만 알았고, 30대가 되어서 가계가 자꾸 빵꾸가 나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뭐라도 하자는 마음이셨다는 엄마. 처음엔 신발가게, 가게 하며 동네 아주머니들과 하던 부업, 아빠가 극구 반대했던 보험사를 거쳐 17년 전부터 다닌 회사.

나름 잘 나갔던 시간들이 있으셨고, 돈을 잘 벌고 잘 쓰던 시절도 있었다는 걸 기억한다. (돈은 그래서 지금도 잘 쓰신다;;;;) 스스로 직업에 당당하셨으며, 바깥일을 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하루하루 바쁘게 사셨던 엄마였다. 전업주부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활동적이었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즐거워 하셨기 때문에 나는 우리 엄마가 계속 오랫동안 일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그만큼 엄마는 엄마로서 뿐만이 아니라 회사인으로서 일을 잘 하셨기 때문에 지금의 그만둔다는 말이 나에게는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엄마가 일을 그만둔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구안와사'라는 병이 와서이다. 그 전에도 무릎도 아프기도 하고 갑상선 수술도 하셨지만, 일을 그만둔다는 생각을 그렇게 입 밖으로 진심을 담아 하신적이 없었는데, 1년전 갑작스럽게 찾아온 구안와사로 인해 잠정적으로 일을 쉬면서 많은 생각을 하신 듯 하다. 그래도 몇 년은 더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셨었는데, 이제는 편안한 삶을 살고 싶으신 것도 같다. 물론 그만큼 자식들이 느끼는 부담은 당연히 있겠지만, 엄마가 결정한 것을 존중하고, 새 삶을 응원하고 싶다.

 

진심으로 우리 엄마, 그 동안 수고하셨고, 자식들 키우며 일 하시는 모습이 멋졌다고. 커리어우먼인 엄마를 보면서 내가 내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갈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항상 가족을 위해 일을 하셨으니 앞으로는 엄마의 인생을 살아가 달라고 말을 하지만, 엄마는 또 다시 시간 될 때마다 손주를 보시며 거기서 기쁨을 찾으시겠지. 그래도, 이제는 엄마가 뭔가를 한다면 하고 싶은 만큼만 하시면서 좀 더 여유로운 나날들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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