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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8 (목) 맑음 준이 태어난지 567일째 (18개월 18일)

준이를 쉽게 가져서일까? 난 사실 아이를 갖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누구나 아이를 가지기 전에는 결혼하면 (선택에 의해) 임신하고 출산해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요즘은 딩크족 등 아이를 가지지 않는 부부들이 많지만, 원치 않아서 안 가지는 것일뿐, 원하면 다들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변의 누군가가 결혼 후에도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어도 '내 이야긴 아닐꺼야' 하고 단정지을 수 있었던 건, 준이가 원하는 때에 똭! 와 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준이 백일사진 촬영

 

결혼 후 신혼을 즐겨야 한다는 생각에 1년은 둘이서 알콩달콩 신혼을 즐기다가 결혼 10개월즈음부터 아이를 가질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고, 아이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우린 정말 임신계획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준이를 가진 것을 알아서 '뭐야? 준비할 필요도 없었네? 역시 건강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준이를 어렵지 않게 가졌을 뿐만 아니라 사실 그 힘들다는 입덧, 토덧은 없고, 잠덧과 먹덧이 생겨서 나름 평탄한 임산부의 생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연히 몸이 막 힘들지 않으니 막달까지도 직장을 다니면서 생활했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3개월있다가 바로 복직을 해서 여태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다.

집에서 찍은 백일기념 사진ㅎㅎ

 

물론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든 여정이었다. 생후 50일까진 정말 짐승같은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생후 100일까지도 너무 힘들어서 남편과 다툼도 많았었고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정말 어떻게 버텼는지 신기할 정도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둘째 생각을 안 할것이라 생각했다. 정말 아이 임신했을 때만 몸이 무거워 힘들 줄 알았는데 낳고 나니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거리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둘째는 없다고 주변인들에게도 입이 닳도록 말했었는데... 왠걸;; 지금은 둘째가 안 생겨서 고민이라니.. 하하하..;;  

 

준이 백일사진 촬영-아가아가해~

 

 

사실 우리 준이는 또래에 비해 외소하고 어렸을 때부터 먹는 것도 많이 먹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이 먹지 않아서 매번 한입만 더 먹자고 애원하는 정도다;; 그래서 살이 많이 찌지 않았고, 그만큼 걷는 것도 느려서 처음 걸은게 15개월째였다. 남들은 빠르면 10개월에도 걷고 적어도 요즘 애들은 빨라서 돌이면 걸어다닌다고 하던데, 우리 준이는 도통 걸을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래도 사실 딱히 걱정하진 않았던게 다른 아이들보다 작으니까 걷는 것도 조금 느릴 수 있어 하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잘 기어다녔으며 15개월엔 어느날 갑자기 혼자 서더니 얼마 되지 않아 한걸음 한걸음 걷기 시작했다. 18개월인 지금은 잘 걷고 잘 뛰어다닌다.

 

 

이러다 보니, 아이가 예쁘다보니, 걷는 순간부터 행동이 정말정말 예뻐보이다보니 동생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 4개월 전부터 둘째를 계획했었다. 계획하면 바로 생기겠지, 내년 봄에는 둘째가 태어나있겠지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왠걸... 안 생긴다ㅜㅜ. 아이가 안 생기는 한달한달이 지나갈 수록 마음이 초조해지고 심란해졌다. '왜 안생기지? 첫째는 금방 가졌었잖아?' 이런 생각도 들다가 '병원에 한 번 가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자연적으로 임신되기를 원해서 여태껏 아이 가졌을 때 말고는 산부인과를 가 본적이 없었는데, 정말 가 봐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는 요즘이다.

준이를 가지고 처음으로 본 아기집과 우리 준이♥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이런 초음파 사진... 그립다.

많은 글을 찾아보면 산부인과에 가서 주사를 맞던지 숙제하는 날짜를 받아온다던지 하는 부부들이 정말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자연임신이 될거야!' 하는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 자신감이 하락해서 병원을 한 번 가봐야 하나 그런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 의외로 첫째는 금방 가졌는데, 둘째가 안 생긴다는 분들도 꽤 있어서 정말 많은 공감을 하며 글을 읽은 적도 있었다.

 

두살터울로 키우고 싶은 마음에 올해는 가져야지 했는데, 자꾸 강박처럼 생각하다보니 더 둘째가 안 오는 것 같아 많이 내려놓으려 애쓰는 중이다. 그러고 보면 아이가 오는 건 정말 기적같은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우치는 요즘이다. 남편한테도 그런 얘기를 한다. '자기야, 진짜 우리 준이는 어떻게 가진거지? 진짜 아이가 오는건 정말 대단한 일인거 같아. 난 이렇게 임신이 어려운 일인줄 몰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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